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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흐린 날씨가 결국은 비를 쏟는다. 일 없는 시간 ㅡ 이 때의 시간은 꼭 '행간'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흐름이라기 보다는 간격에 가까운 불연속의 나열이다. ㅡ 에 시를 끄적이다 보니 이 노래 생각이 간절했다.

The sun was going down behind a tattooed tree
And the simple act of an oar's stroke put diamonds in the sea
And all because of the phosphorus there in quantity
As I dug you diggin' me in Mexico...

어쿠스틱 기타 아르페지오에 달콤한 목소리의 반복주는 상당히 몽롱한 느낌을 준다. 아마존의 정글에서 채취한 약초를 말리는 향기나 코카 잎사귀를 씹는 느낌이 이와 같을지... Sand and Foam을 듣노라면 연기 자욱한 풍경이 떠오른다. 분명 안개는 아닌데 습기를 가득 머금고 있어 나는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같은 곡조의 반복일 뿐인데도 발음을 이상하게 끊어서 따라 부르면 자꾸 틀리게 되는데 도노반 노래의 상당수가 그러한 것 같다. 단순함에 관한 나름대로의 타개책인지 모르겠다.
께짤꼬아뜰(그는 전설상의 신임과 동시에 실제의 왕으로도 존재한다)이 다시 돌아온다는 맹세를 하고 떠났다는 아즈텍의 바닷가, 펑퍼짐한 하얀 옷에 멕시코 모자, 카리브해의 태양 아래를 거닐다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분명 이 노래가 생각날 것이다.
 

2000. 6. 15. mklee(c).
 

PS. 최근에 알게된 가장 놀라운(?) 정보 : 
그가 1993년에 발표한 <One Night Time> ㅡ 일본에서 카세트 테잎으로만 발매되었다고 함 ㅡ 이란 앨범에는 Sensitive Kind가 수록되어 있다는 것. 감미로울 수야 있겠지만 아무래도 Cale처럼 노숙하지는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