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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osed and arranged by Mike Oldfield
Produced and engineered by by Mike Oldfield

Ommadawn Part 1
Ommadawn Part 2
The Horse Song(on the Horseback)
 

1982년의 바다

필자가 최초로 '마이크 올드필드'를 알게 된 것은 1982년으로 기억된다. 당시 발행되던 <월간팝송>을 통해 그의 이름과 음악에 대해 가끔 접할 수 있었지만 그의 음악을 레코드로 듣기까지는 거의 5,6년이나 더 걸렸었다. 
1982년 무렵 교육방송에서 방영했던 <팝의 역사>라는 다큐멘터리 시리즈에서 나는 처음으로 마이크 올드필드를 '보았다'. 무슨 노래인지도 몰랐었지만 환상적인 코러스와 심장박동 같은 드럼 연주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있다. 바닷가의 파도와 그의 모습, 그리고 드럼(여기선 '드럼'이 아닌 '북'이 옳은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소리를 나는 가끔 되살리곤 했었다. 
1982년의 그 다큐멘터리에서 그는 바닷가에 서 있었다. 꽤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그는 바위 위에 서 있었고, 
Ommadawn Part 1의 절정이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음률이 얼마나 내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지 당시 잠깐 TV로 본 이후 거의 5,6년이 지난 후 Omadawn의 음반을 듣는 순간에도 그 노래임을 알 수 있었다. 
 

따분함, 산만함, 그리고...

그러나 그 몇 분간의 추억에 대한 환상은 결국 어이없이 부서지고 말았다. 1983년 국내에서 발매된 Tubular Blls(예음레코드에서 발매)를 들어보곤 실망을 금할 수 없었던 것이다. 처음 앨범을 들었을 때 그 연주는 너무나 지루했었고, 거의 아무런 느낌도 받을 수가 없었다. 단조로운 반복, 그리고 메마른 선율... 아무것도 들을 것이 없어 보였다. 지나친 환상이 더 심한 실망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후 거의 2년 동안 Tubular Bells는 레코드 꽂이의 한쪽 구석에 처박힌 채 폐반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군에서 휴가 나왔던 어느 날 문득 그 노래를 다시 듣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그때 이후로 조금씩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음악적 이미지들을 읽을 수 있었다. 그 앨범 속에는 그때까지 이해하지 못했던 감성들이 독특한 방법으로 응축되어 있었던 것이다. 허무감을 주 테마로 한 인간의 희로애락, 온갖 감정들이 그 앨범 한 장에 녹아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마이크 올드필드의 음악세계로 몰입해 갔다. Hergest Ridge로, Ommadawn으로, QE2로, Crisis로...

Tubular Bells는 팝음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전무후무한 역작이었다. 곡의 스케일, 방대한 구성, 독특한 표현법 등등 팝음악(특히 연주곡)에 있어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평가와 호응에 힘입어 만들어진 두 번째 앨범 Hergest Ridge와 세 번째 앨범 Ommadawn을 거치면서 더욱 정제되고 세련되어진 그의 음악세계는 서정적인 연주를 통해 한층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럼 'Ommadawn(오맷돈)'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예음사에서 이전에 발매된 Ommadawn 해설지에서 성시완은 Ommadawn을 Om, Ma, Dawn의 세 단어로 분할시켜 기발한 주석을 달았었다. 동양종교의 聖音이라고 할 수 있는 om과 mather(ma), 그리고 dawn(새벽)의 복합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밝혔듯이 ommadawn은 무의미한 '造語'라고 할 수 있겠는데 덧붙이자면, 약간은 '聖書的'인 분위기를 풍기는(아마겟돈처럼) 무의미한 상징어라고 생각하면 무리가 없을 듯하다. 

Ommadawn의 바다

Ommadawn에서 마이크 올드필드가 연주하는 악기는 총 17종으로 하프, 일렉트릭 기타, 어쿠스틱 베이스, 일렉트릭 베이스, 어쿠스틱 기타, 12현 기타, 클래식 기타, 만돌린, bodhran, bazouki, 밴조, spinet, 그랜드 피아노, 일렉트릭 오르간, 신세사이저, 글로켄스필, 퍼커션이 그것이다. 하지만 복수로 표기되어 있는 오르간과 신세사이저를 포함한다면 실제 사용된 악기는 20종이 훨씬 넘을 것이다. 거기에다 백 파이프, 팬 파이프, 팀파니, 첼로, 아프리칸 드럼 등이 세션맨들에 의해 연주되고, Clodagh Simonds, Bridget St. John, Sally Oldfield와 The Penrhos Kids의 코러스가 어우러지며, 관현악 파트는 The Tereford City Band 윌리엄 머레이가 맡았다. 

1. Part 1 

투명한 코러스로 시작되는 Ommadawn Part 1의 초반부는 이전의 앨범들에 비해 훨씬 선명한 느낌을 준다. 동양적인 신비감이 풍기는 곡조가 이 앨범의 인상을 특징지워 주면서 비애감을 느끼게 하는데 이 주제부는 수없이 많은 variation을 만들어내면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낸다. 
Part 1 초반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처음으로 반복되는 주제부의 클래식 기타 연주이다. 이 앨범의 '첫 번째 충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부분에서 그는 무한히 맑고 감동적인 연주를 들려주는데 '느낌이 기타 음으로 뚝뚝 떨어진다'고 해도 결코 과장은 아닐 것이다. 투명한 코러스를 배경으로 연주되는 기타 음은 좌우채널을 이동하면서
들리는데, 맑고 차가운 물의 흐름 같기도 하고 촛불의 흔들림 같은 아련한 느낌도 있다.(나는 이 앨범 전체가 이 부분처럼 연주되었다면 하고 바랬을 정도로 클래식 기타의 감성적인 연주를 좋아했었다.) 
클래식 기타가 연출해내는 감정의 파도가 지나가면 일렉트릭 기타가 멀리서 들려오다 강해지고, 이것은 곧 절정의 토대가 된다. 

관악기와 기타, 그리고 아이리시 백파이프의 독특한 연주가 경쾌하고도 경건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강물의 흐름 같은 백파이프 연주는 일렉트릭 기타와 조화를 이루다 다시 실내소품 같은 음악으로 변한다.
그것은 뮤직박스에서나 들을 수 있는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상시킨다.(이 부분은 뒷면의 독립된 노래 Horse Song의 전주와 같은 느낌을 가진다.) 
하지만 평화로운 분위기는 어느덧 무거운 첼로 소리로 바뀌고 주제부의 변주곡이 연주되면서 아프리칸 드럼이 희미하게 등장한다. 소리는 조금씩 음량을 더해가다 어느 순간 끊어지고, 팬 파이프가 절정부의 시작을 알리면서 다시 풍성한 아프리칸 드럼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리고 Ommadawn Part 1은 그 절정을 향해 달린다. 

절정의 시작은 의미 없는 가사로 이루어진 보컬과 아프리칸 드럼의 원초적이면서도 정확한 연주이다. 8마디로 이루어진 주제 멜로디가 반복되면서 마이크 올드필드 특유의 기법대로 악기는 계속적으로 추가된다. 마림바 소리가 들어가고, 하프가 들어가고, 신세사이저가 들어가고 일렉트릭 기타가 들어간다. 
특히 절정 부분의 일렉트릭 기타 연주는 60년대 사이키델릭 음악에서나 볼 수 있던 파열음을 연출해내는데 예의 마이크 올드필드의 '간질병적인' 기타 연주를 들을 수 있다. 그것은 마치 '잘려진 벌레의 꿈틀거림'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러한 일렉트릭 기타 연주는 전반부의 감성적인 어쿠스틱 기타와 격렬한 대조를 이루면서 절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편집광적인 격렬함과 절제가 돋보이는 기타 애드립과 마이크 올드필드 특유의 '악기의 총공세적인' 연주를 정점으로 절정은 불꽃이 사그라들고 아프리칸 드럼의 연주의 페이드 아웃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2. Part 2 

Ppart 2는 Part 1 보다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짜여져 있으며, 시간에 있어서도 조금 짧다. 
그 시작은 Pink Floyd나 여타 신세사이저 연주가들이 즐겨 사용하는 大曲 스타일의 장중하고도 풍부한 음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세사이저가 만들어내는 배경음과 12현 기타, 일렉트릭 기타의 복잡한 교체 속에 장중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이다. 
거의 4,5분 지속되는 서곡부가 넘어가면 일렉트릭 기타의 복잡한 연주는 사라지고 어쿠스틱 기타와 glockenspiel 소리가 들리면서 전원적인 평화로움을 들려준다. 이 부분에서의 백파이프 연주는 매우 사실적이고 토속적으로 들린다. 백 파이프는 곧 팬 파이프 소리로 변하고, 소지로의 대황하를 연상시키는 슬프고 서정적인 멜로디가 들리는데, 곧장 사라지기에 너무 안타까운 느낌을 준다. 
그리고 갑작스레 선율은 변화해서 小邑의 축제 같은 경쾌한 소품의 분위기를 풍긴다. 그것은 마이크 올드필드가 꾸준히 집착해온 아일랜드 민속음악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편린이기도 하다. 
마지막 절정부는 역시 슬프고도 경쾌한 멜로디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일랜드 민속무곡이 현대 감각적으로 재현된 느낌을 준다. 역시 일렉트릭 기타를 주축으로 악기가 겹쳐지면서 복잡하게 어우러지는데, TB앨범에서처럼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이 연출된다. 하지만 Part1의 종반부에 비한다면 비교적 간결한 느낌을 주고 있다. 마이크 올드필드의
종반부 기타연주는 경쾌하면서도 어딘가 허무한 느낌을 주며 갑작스레 끝을 맺는다. 

그리고 이 앨범에 독립적으로 존재하여 '따로 포장된 조그만 선물'같은 깔끔하고 즐거운 노래 Horse Song이 어쿠스틱 기타연주와 함께 흘러나온다. 이 곡의 조용한 나레이션과 꾸밈없는 기타 소리는 어린 시절의 추억, 한적한 평화로움을 준다. 전자적인 Whizz음까지도 이 노래에서는 서정적이고 전원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의 정열적인 기타 플레이도, 편집광적인 더빙도, 약간은 유치한 듯한 몇몇 부분들도, 너무 많은 악기들의 부담감도, Horse Song이 끝날 무렵이면 시골길 푸른 나뭇잎새 사이로 비치는 햇살처럼 눈부시게 편안해지는 것이다. 

이후로도 오랫동안...

마이크 올드필드의 음악적인 비전은 참으로 다양하다.  '음악으로 만들어진 단테의 신곡'이라는 극찬의 표현까지 동원되었던 Tubular Blls 같은 걸작이 있는가 하면 후기에 발표된 몇몇 앨범들은 수준 이하의 싸구려 음악이었다. 그것은 결국 데뷔 앨범이었던 Ttubular Bells의 마력이 워낙 강렬한 것이어서 그 자신도 그것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도 해석된다. 
결국 Incantation 앨범 이후 그의 대작들은 이전처럼 길지 않았다. 모든 앨범들이 그 자신의 앨범 Tubular Blls}에 대한 도전이었고, 후반기에서는 그 도전에서 참담함을 맛보기도 했다. 음악 스타일도 보컬 위주로 변화되어 급기야 Earthmove나 Heaven's Open 같이 상업성도 음악성도 부족한 앨범까지 나오고 말았지만, Tubular Bells와 Ommadawn, 그리고 Incantation, QE2, Five Miles Out 등을 다 접한 매니아라면 그러한 이유로 그를 폄하시켜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작 Tubular Bells와 매기 라일리의 투명한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던 소품 Moonlight Shadow 같은 대조는 마이크 올드필드만의 것이기 때문이다. 

편집광적인 고집, 'Mike Oldfield Style'이라고 불리어지는 독특한 기타연주, 더빙 기법과 함께 삶의 온갖 감정이 서정적인 소리로 녹아있는 Ommadawn은 Tubular Bells와 더불어 그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팝음악의 조류나 유행의 변천에 관계없이 그 감성과 서정성과 격렬함으로 항상 기억되리라 믿는다. 

Postscript 
90년대 들어 마이크 올드필드는 새로운 힘을 얻고 있다.  그의 앨범들은 신비적인 분위기와 약간의 테크노적인 비트, 그리고 감성적이고 대중적인 연주 스타일로 방향을 잡고 있는 듯하다.  SF 작가 아써 클락의 소설을 음악적 비전으로 표현한 Song of the Distance Earth와 새로운 Tbular Bells 씨리즈 - Tubular Bells Two와 Tubular Bells Three, Tubular Bells X 등이 그것이다. 그는 다시 돌아온 것이다.
 

199?, JJ.Lee
 

Post P.S.
대략 8, 9년전 쯤 전에 쓴 글인데 지금 보니까 엉성하기 짝이 없네요. 틀린 구석이 있더라도 양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