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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lantis는 도노반의 낭랑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노래입니다. 곡의 절반은 아틀란티스에 관한 이야기를 은은한 반주를 배경으로 낭송하는 것이지요. 그의 목소리는 대단히 맑고 시적인 느낌을 주면서 아틀란티스에 관한 상상을 불러일으킵니다. 희미한 피아노 연주는 꿈꾸는 듯 흐르고, 아득한 과거로 회귀하게 됩니다.
곡의 전반부는 이렇듯 낭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도노반이 떨리는 목소리로 감정을 담아(외치는 것은 아닙니다) hail atlantis!라고 하면서 '노래'가 시작됩니다.
진짜 노랫말은 단 한 줄, "Way down below the ocean where I wanna be she may be"라는 단순한 노랫말과 곡조가 계속 반복되는 가운데 왼쪽 채널을 통해 "I wanna see you some day"나 "My antediluvian baby, I love you, girl" 같은 백보컬이 계속 이어지며, 오른쪽 채널에서는 "She may, she may"가 계속 반복되면서(내겐 이 말이 '심해'처럼 들리지요. ^^;) 노래는 fade out의 형식으로 마무리됩니다.
도노반 자신의 계속되는 백보컬과 함께 기타와 피아노 연주와 적절한 드러밍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노랫말에 의해 지루해질 수 있는  이 노래를 잘 지탱하고 있습니다.(이 곡이 수록된 Barabajagal 앨범의 몇몇 노래는 제프 벡 밴드의 연주와 더불어 제작되었습니다.)
Barabajagal 앨범에 관해 잠시 언급하자면, 타이틀 곡 barabajagal은 가끔씩 나타나는 도노반의 '찐득한 느낌'이 담긴 관능적인 곡이며, happiness runs 같은 조금은 얼빠진 듯한 예쁜 노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싸이키델릭한 분위기에 묘한 노랫말을 가진 Superlungs My super Girl도 특이한 곡이었습니다.

Atlantis에서 도노반이 언급한 아틀란티스 대륙은 대단히 '일반론'적인 것입니다.
플라톤이 <티마에오스>와 <크리티아스>에서 헤라클레스의 기둥 너머에 있는 강대한 국가를 이야기한 이래 아틀란티스는 인류의 사라져버린 꿈 같은 것이었습니다.
대서양 상에 존재했던 거대한 대륙과 초고대문명 ; 도노반의 언급처럼 이집트 문명도 그 잔재에 불과한 것이었고, 마야, 아즈텍, 잉카 문명도 아틀란티스의 흔적 같은 것이라는 주장은 가장 일반적인 가설이지요.(남미의 신화에는 자신들이 물에 둘러싸인 땅 '아스트란'이란 곳에서 왔다는 전승이 있습니다.)
그리고 도노반 역시 이러한 아틀란티스에 관한 원망적 상상을 자신의 노래에 담고 있는 셈이지요.
내가 추측하기에 그의 노랫말은 미 상원의원이었던 이그니티우스 도넬리의 저서 <아틀란티스-대홍수 이전의 세계>의 설을 거의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노반이 노랫말에 언급한 '지정학적 위치'는 킬하에 의해 지도로 표현되어진 이래 전통적인 아틀란티스 실재설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알프레드 베게너 이래 정설로 굳어진 판구조론을 따르면 대서양의 해저에는 아틀란티스같은 대륙이 존재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도노반의 노랫말에 언급된 '세계 각지로 보내어진 배들'은 처치워드의 무 대륙에 관한 황당한 책의 주장을 연상시킵니다.)
그에 관한 대안들로는 테라섬에서 비미니제도, 남극까지 다양합니다. 그것이 아틀란티스였다고 믿을 만한 증거는 아직 없지만 (개인적으로) 남극에 비교적 우수한 고대문명이 존재했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영매로서 널리 알려진 에드가 케이시는 67년, 68년 무렵 아틀란티스 대륙이 다시 솟아오르리라 예언했지만 그것은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대신에 그 무렵 비미니제도에서 자연물이라고 하기에는 정교해 보이는 돌구조물들이 발견되었지만 설사 그것이 인공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아틀란티스와는 전혀 상관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마담 블라바트스키 또한 자신이 아카샤 기록에서 읽었다는 주장과 함께 아틀란티스에 관한 방대한 책들을 저술했지만 그 신빙성은 대단히 의심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도노반의 노래는 노래일 뿐, 아틀란티스에 관한 학문적 고찰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은 꿈이고 희망일 뿐이니, 오류라는 것은 그 속에서 어떠한 의미도 가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저 아틀란티스에의 화려한 꿈을 간직한 도노반의 아틀란티스는 멋진 노래입니다.
(아마 닐 영 또한 아틀란티스 대륙의 실재를 믿는 '포크 뮤지션'인가 봅니다 ;
said the condor to the preying mantis, you gonna lose this place just like we lost atlantis...)

PS.

이 곡에 폴 매카트니가 백 코러스로 참여했다는 언급을 어디선가 보았습니다만 그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1968년에 있었던 매카트니의 레코딩 리허설의 몇몇 곡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1999. 1. 27. JJ.Le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