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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 we'll come to the end of life's journey
And perhaps never meet anymore...

그의 노래를 듣노라면 전망 좋은 바(방 아님^^)에서 적당이 취해 팔자좋게 늘어져 있거나 하와이풍의 셔츠를 입고 해변을 노니는 장면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것도 아니라면 따뜻한 화롯불가에서의 아늑한 시간이라도 족할지 모르겠다. 그의 노래인들 마음의 설움 없을 리 없겠지만 말하자면 모든 것이 나와는 너무 상관없는 일처럼 보이곤 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성냥팔이가 창문 너머로 행복한 풍경 들여다보는 심정이었던지 슬그머니 "fireside chat"에 귀를 기울이곤 했다.

신상에 관해 거의 아무것도 알려진 바가 없는 미스터리 맨 ㅡ 리언 레드본에 관한 느낌은 한마디로 거의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사기꾼처럼 생겨먹은 작자의 노래란 것이 거의 비슷한 풍월에 더 비슷한 목소리며 창법이어서 1975년의 데뷔앨범에서 올해 출반된 앨범까지 다를 바가 거의 없다.
너무도 단순한 악기 구성에 굵직하고 무던한 목소리가 주는 평안. 하지만 요들송도 아닌 것이 불쌍한 강아지처럼(Aw you salty dog?) 칭얼대기도 하여 듣는 이를 황당하게도 한다. 
그럼에도 마냥 달콤한 것은 아닌 그 곡조의 매력이란 것은 일견 대단히 평범한 것이어서 쉽사리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잊혀지지도 않는 것인가 보다. 기억에 남을 가장 좋은 노랠 찾기도 어렵고 별로 듣고 싶은 생각이 없는 최악의 노래도 떠올리기 힘든 것이다.
때로 느긋하고 관조적이며 때로는 느끼하고 감상적인 그의 노래들은 그것이 남의 노래든 자신의 것이든 전혀 다른 새로운 노래로 들리게 한다. 대책없는 optimism일까. 이작자 같은 류의 인간이 감히 감당치 못할 세상에 관한 느낌 있어 나 또한 그속에 편입되기를 간절히 바라곤 한다.
그의 노래를 위안으로 삼았던 하루, 우연히 그의 투어 리스트를 살펴보다 낯익은 지명 하나 보았다. 자연스레 떠오르는 노래 하나 있어 들어본다. If We never Meet again This Side of Heaven. 
인트로의 기타 연주는 마치 드보르작의 신세계처럼 들리어 그리움을 더한다. 어떤 마음으로 그곳 그릴 수 있는지 여전히 알 수 없다만 11월 2일, 그가 어느 시골의 강당에서 노래할 때 마음이나마 그곳에 있었으면 싶다. 
이별의 심경이 이러하다면 만나지 못함 또한 그리 버거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 흔해빠진 곡조며 가사가 가지는 의미는 어느 순간 내 가슴이 무릎팍에 닿는 느낌처럼 포근하여 그의 목소리에 또 귀를 기울인다.

If we never meet again this side of heaven
I will see you on that beautiful shore...
 
 

2001. 11. 1. JJ.Le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