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득한 구름의 땅, 그녀의 노래는 구름의 나라 미스테카에서 왔어요. 그것만으로도 기쁘고 반가웠지요. 화이트 앨범이 세상에 나오던 해에 그녀도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한참은 어른스레 보이던 사람, 그녀의 나일라를 듣는 동안 벚꽃이 피고 졌습니다. 그녀가 흐느끼는 동안 나도 곁에 있었습니다. 햇살이 너무 눈부시지 않나요. 하염없이 꽃 떨어지고 드문드문 푸른 빛이 분홍빛을 대신할 때 그 빛깔이 미웠습니다. 가녀리게 속삭이다 어느덧 우악스레 바뀌는 목소리, 경망스레 올라가다 슬프게 가라앉던 목소리... 시원스런 그 얼굴 금새 곁에인가 싶어집니다. 하지만 그녀를 너무 가까이 하는 것, 산둥가를 계속 듣는 것은 마음에도 나쁜 일이겠지요. 릴라가 노래하는 봄밤 그녀가 벚꽃처럼 떨고 있었어요. 봄비처럼 벚꽃처럼 떨어졌지요. 무심하진 않았나요. 꽃 떨어진 그 길에 국경이 펼쳐지고 이제 더는 볼 수 없는 분홍빛을 그립니다. 너무 짧은 봄밤의 기억, 그나마 흐릿할 때도 그녀는 해마다 피어납니다. 잠시 잊고 웃는 사이, 모르는 사이 문이 열렸습니다. 귀 기울여봐요 ㅡ 가끔 구름의 나라엘 가면 그녀의 노래 소릴 들을 수 있어요. 즐겁게 마라카스 흔들어대며 그녀의 웃음을 볼 수 있어요.
 

2002. 3. / 5. 21. JJ.Lee.(Remixte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