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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포르투갈어가 그렇게 우아하게 들릴 수 없었다. 대충 읽을 수 있고 사전이나 찾을 수 있고 제목이 무슨 소린지나 알 수 있었으면 하는 막연한 바램을 갖게 하는 몇몇 노래 때문이었다. 가사가 없다거나 노래 전체의 의미를 모르는 건 괜찮았지만 무엇에 관한 노래인지조차 알지 못한다는 건 조금 답답한 노릇이었다. 순전히 어감만을 갖고 노래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으나 제목의 의미를 안다고 해서 그 날개가 부러지지는 않았을테니...
그래서인지 지난 월드컵 때도 포르투갈이나 브라질이 경기를 하면 눈은 공을 따라가는 듯 싶다가도 등에 있는 이름을 향하곤 하던 것이 마치 신학기의 첫날 수업을 듣는 느낌과  비슷한 경험이었다. 콘세이상이라는 이상한 이름(뜻도 이상하다^^)이며, R자는 어디에서 'ㅎ' 발음이 나는지, ㅡcao(갈고리가 붙은 c)는 어찌 읽는지... 아무튼 궁금한 것도 많았다. 그리고 Reza가 무슨 의미인지도.

라이아라다이아싸바다나아비마리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이게 무슨 이상한 주문인줄로만 알았다. 'Love Potion #9'을 만들어내는 <포 룸>의 풍경이거나 <멜랑콜리의 묘약>을 만들어내던 레이 브래드베리 ㅡ 보스코의 주문처럼 들리어서 Reza를 온종일 따라 흥얼거리곤 했다. 
마치 위태로운 촛불이 흔들리며 타오르는 듯한 느낌... 에두 루보의 부드러운 느낌에 비해 사념 가득한 듯한 엔리케/브라운의 곡조를 듣노라면 마음에 발이라도 달린 듯(절대 날개가 아니다) 어디론가 걸어나갈 것만 같았다. 온 세상과 일곱 바다를 헤매며 참된 사랑 찾기를 갈구한다는 노랫말처럼. 
하지만 귀동냥으로 들은 영문 가사와 사전 뒤적여 가며 살펴본 원어 가사의 희미한 의미란 그의 사랑의 귀결이 기도 그 자체 ㅡ Senhor(天主)를 향한 것이 아니었는가 싶다. 성모송과 사랑 타령이 묘하게 얽혀 있는 노래, 기도 속의 기도라고 해야 할지 '아베마리아'가 이 노래 속의 'Reza'였던가 보다. 그는 수천번씩이라도 노래할 것이라고 한다. 라이아라다이아싸바다나아비마리아... 덩달아 절실한 마음이 되어 이 노래 따라 흥얼거리다 보면 그 무슨 기도인지 알 수 없는 한 순간, 내 기도가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곤 했다. 그리고 이 하루, 이 밤의 평안을 보장하는 것은 내가 아니었다. 
ㅡ Oh Lord, where is she?
 

2002. 8. 
*신기하게도, 이 글을 쓰는 동안 받은 스팸메일 가운데 하나의 제목이 '기도', 그러니까 'Reza'였다. 이작자가 포르투갈어를 우아하게 느낀 것은 오직 한 사람의 노래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