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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찬 파사낙와 A Bencao Bossa Nova
     聖讚 巴沙諾瓦

동교빈과 함께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어낸 적마뢰사는 곧 이어 파등 포이라는 이름의 작곡가 겸 비파 연주자를 만나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였다. 최초에 그것은 <비니희오사와 구대기 납랍>이라는 시가집으로 나왔는데 이 시가집이야말로 사실상 적마뢰사의 목소리가 제대로 실린 처녀작이라 할 것이다. 이 시가집에서 적마뢰사는 파서의 벽희 파두(B.B.라는 두문자와 동물 애호로 널리 알려진 법국의 여자 배우)라 불리우던 납랍과 더불어 빼어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적마뢰사는 이 앨범을 위해 가사를 씀과 동시에 "비림포궁현발금"(아불리가에서 전해와 파서에서 널리 쓰이는 악기의 이름), "서곡중의 삼파", "성찬의 삼파" 등을 다정다감한 음색으로 노래하였다. 
특히나 "성찬의 삼파"는 파서의 위대한 삼파의 역사와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읊었으니 이 시가야말로 길이 역사에 남을 것이 되었다. 여기서 적마뢰사는 슬픔이 없는 삼파는 좋은 삼파가 아니라며 삼파에 어린 한과 설움을 노래하였다. 
포도아어로 법국어로 이태리와 서반아어로 세상의 숱한 가객들이 이 노래를 다시 불렀으나 그 누구도 적마뢰사의 절창을 따르지는 못했다. 법국어로 불리어진 성찬 삼파는 법란서사 열의 음악으로 유명한 "남환여애(男歡女愛)"라는 영화에 "복지삼파"라는 제목으로 등장하였다.

이렇게 맺어진 인연으로 파등 포이와 적마뢰사는 1966년에는 <비주풍정삼파>라는 시가집을 세상에 내어놓았다. 이는 파서 음악의 본류를 아불리가(阿弗利加)에서 찾으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이 가곡집에서 두 사람은 가영의신(醫神의 노래), 가영해신(海神의 노래) 등 토속성 짙고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이 시가집에는 희자매사중창단도 참가하여 특유의 맑고 발랄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또한 1967년에는 두리법 갈이미, 희자매사중창단과 더불어 <중중구락부 현장연창회>라는 또다른 시가집을 발표하였다. 파등 포이와의 앞선 작품에 비해 밝고 가벼운 느낌의 실황 시가집으로 갈이미는 삼파의 총본산이라 할 파이아 문파 출신으로 그곳에서 갈고 닦은 삼파적 내공이 강력한 인물이다. 
리약의 도회적인 삼파와 파사낙와가 파이아의 토속성과 만났으니 그것만으로도 뜻깊은 일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갈이미는 적마뢰사뿐만 아니라 동교빈과 더불어서도 멋진 일합을 겨룬 역사가 있는데 교빈과의 시가집에는 갈이미 문파가 모두 참여하여 그들만의 선굵은 기교를 보여주었다.
이 시가집에서 가장 서정적인 작품으로 꼽을 수 있는  "나의 연인"의 경우도 그러하지만 적마뢰사는 파사낙와 문파의 신진세력 가운데 한 사람인 카루사 이랍과 더불어 시가를 논하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 무렵의 합작품으로는 "그대와 나", "춘천(春天)" 등이 있다.

또 적마뢰사는 겨우 19세의 홍안 소년이었던 애도 누백의 기재를 알아보고 그와 더불어 '강시'와 비슷한 뜻을 지닌 "찬비" 또는 "상비"라는 해괴한 제목의 노래를 만들었으며, "사랑과 환상", "파효지가"에 이어 "타망"이라는 작품은 당대의 절창으로 이름 높았던 가희 애리사 해길나에 의해 불리워졌다. 그 음악적 성향은 많이 다르지만 그녀야말로 합주국의 비리 합악대(Billie Holiday)에 비견될만한 한서린 음색의 소유자였다.
이외에도 적마뢰사는 후뇨도 파사구리(적마뢰사는 자신의 나이의 딱 절반이었던 그의 동생과 결혼한다), 후패도 만니사고, 납랍 여구 등과 활발히 교류하였다. 납랍 여구 또한 동교빈과 적마뢰사의 노래를 특히 많이 불렀는데 맑고 깨끗한 목소리로 해서 삼파 아니, '파사낙와의 요정'이라 불리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예쁘장한 노래만 불렀던 것은 결코 아니다.
이처럼 적마뢰사의 60년대는 다양한 작곡가, 가수들과 교류하며 그들과 더불어 멋진 파사낙와 시가를 만들고 노래했던 시기이다. 동교빈에서 시작되어 파등 포이, 카루사 이랍, 애도 누백, 석고  포와기 등의 작곡가로서의 재능의 상당 부분은 적마뢰사에 의해 도출되고 증폭되어져 그들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한 셈이고 그는 늘 그들의 보이지 않는 중심에 있었다. 이러한 연고로 해서 적마뢰사는 파사낙와의 영수(Guru da Bossa Nova)라는 호칭으로 추앙받기에 이르렀다.

교빈, 적마뢰사, 파사구리, 만니사구, 이랍

한편 동교빈은 북아미리가의 합중국으로 건나가 합중국 제일의 가수로 알려진 법란극 신나굴(Frank Sinatra)과 자신의 노래를 작사악 형식으로 다시 불렀다. 이 시가집은 신사적인 편곡과 신나굴의 목소리로 해서 매우 훌륭한 것이 되었다. 이 시가집에서는 파주건하(Agua de Beber), 황탄무지(Insensatez), 주조(Desafinado) 등이 특히 훌륭하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서인지 그의 명성이 사해로 더욱 널리 알려졌으나 파서의 사람들은 오히려 동교빈이 파서의 음악을 팔았다고 비난하였다 한다. 하지만 이것은 교빈이 택한 음악적 삶의 방식이었을 뿐, 그를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 여긴다.

1960년대 말에 이르러 무인시대 속의 파서는 그야말로 철권 통치 하에 있었고 이러한 연유로 사신의 직분을 사직한 적마뢰사는 두경유라는 청년을 만나 세상을 떠날 때까지 더불어 시가를 쓰고 세상을 돌며 시와 노래를 불렀다. 그의 인생과 음악적 관심은 남녀상열지사를 다루고 있었으나 그의 시의 경향은 점차 현실을 돌아보는 것이 되었다고 한다.

파사낙와의 황금시대였던 60년대를 이렇게 마감한 적마뢰사는 1970년 7월 무렵 아근정(Argentina)의 장안 포의낙사 애리사에서 마리아 갈뢰오찰, 두경유와 더불어 역사적인 공연을 가졌다. 이 실황 시가집에서도 "행복"과 "언덕의 비가"는 세 사람의 목소리가 환상적으로 어울린 불후의 명곡이었다. 삼파와 파사낙와의 온갖 가인들의 목소리를 다 떠올려봐도 적마뢰사에 비할 이가 어디 있으랴. 그 와중에 적마뢰사는 <노아의 방주>라는 동시집을 내었고 이는 후일 파서의 여러 가인들에 의해 시가집으로 발표되며 이 가운데는 그 자신이 작곡한 "家"도 포함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적마뢰사와 두경유의 만남은 70년대 내내 이어져 120여곡에 이르는 시가를 함께 만들고 노래하였다. 이에 적마뢰사를 기리고 찬하여 시를 읊으니 아래와 같다. Chega de Saudade의 Saudade는 그리움이며 짙은 향수다.

파사 가락 그리며 가슴 아프기
집 나와 풀 깔고 냇가에 앉으면
물은 흐르고 봄날은 길어
― 향수, 수목*
 
 

2003. 4. JJ.Lee ⓒ

*우연히 파서 음악에 관한 국내의 모 싸이트에서 적마뢰사에 관한 장문의 글을 본적이 있다. 해석판이어서 반가운 심정으로 읽었으나 외국 싸이트의 글에다 몇 개의 주석만 붙여서는 그것을 자신이 쓴 글인 것처럼 해놓은 것이었다. 내용이래봤자 적마뢰사가 이렇게 태어나서 이런저런 책과 시가집을 내고는 언제 죽었다는 것 뿐인데 자기반성이 좀 필요하다 싶었다. 유독 이 사이트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더 심각하다.
*언젠가는 "성찬의 삼파" 한 곡에 관해 긴 글을 쓸 생각이다. 가능한 만큼이라도 이 노래를 통해 파서의 삼파와 파사낙와를 돌아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A Bencao Bossa Nova는 "보사노바에 축복을!" 쯤으로 해석하면 크게 틀리지는 않았을 듯 싶고 수목의 시는 시작 부분을 살짝 고쳤다. 본래는 "고향이 그리워 가슴 아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