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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이 없는 여인숙이란 얼마나 볼품없는 모습입니까. 입버릇처럼 즐겨 말했지만 적중에 적은 적적이라고 그 캄캄한 여인숙의 불빛까지가 어찌 좀 적막해 보이지요. 이런 때 잘 어울리어 배경으로 합당한 곡조가 있다면 바로 Inutil Paisagem일 것입니다. "쓸모없는 풍경" 말입니다. 

There's no use
Of a moonlight glow
Or the peaks where winter snows...

조빔의 목소리로도 무던하지만 이 곡은 까이미 패밀리의 듀엣이 썩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Caymmi Visita Tom>은 조빔과 까이미 패밀리(도리발, 다닐로, 도리, 나나)가 1965년에 발표했던 앨범으로 신문 기사처럼 보이는 커버가 존 레논의 <Sometimes in New York City>를 생각나게 하는 재킷입니다. 나나 까이미의 무심한 듯한 목소리에 조빔의 피아노 연주, 느릿한 보싸노바 리듬의 간결한 퍼커션이 적적함을 더해줍니다. 도리발 까이미의 굵직한 목소리가 E nada... 하며 끝을 맺으면 참으로 쓸모없는 풍경이란 에... 나다... 이작자 자신은 아닐까 덜컹 겁이 나곤 하였습니다. 누군가 눈길 주지 않는 풍경보다 더 참담한 것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풍경이겠지요.

이누찔 빠이싸젱, Usless Landscape, 참으로 쓸모없는 풍경입니다. 가로로 출력하면 Landscape, 세로로 놓고 보면 한심한 어떤 작자의 Portrait이 되는 어찌 좀 참담한 마법의 그림입니다. If you never come to me... 프랭크 시내트라와 조빔의 영문 모를 노래처럼 단서도 달지 못할 이작자 여인숙의 풍경입니다. 보거나 말거나 홀로 저 좋아서 피는 꽃이라면 할 말도 없겠지만 말입니다. 개울가의 적막한 집 근처에서 홀로 피고 지는 부용화도 비슷하였을련지요. 여기 천년은 족히 묵은 Inutil Paisagem이 있습니다. ㅡ 부디 쓸모있는 무엇이기를. 

나무 끝의 부용화
산 속에서 붉은 봉오릴 터뜨렸네
개울가 집이라 적막하여 인적 없는데
어지러이 피었다간 또 지는구나
ㅡ 꽃은 피고 지고, 왕유
 
 

2003. 6. 23. JJ.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