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면 너무 뻔히 흉칙한 얼굴 가만히 앉아서 때만 기다려요 새벽 안개 부지런히 피어 오르면 어슬렁 눈부비며 집을 찾는데 나는 낮 두꺼비 정말 두꺼비 부끄러운 줄도 몰라 길을 나서요 이슬 마른 한낮 길을 그리 잘도 나서요 나는 밤 두꺼비 정말 두꺼비 땅거미 내려서야 길이 보여요 어쩌다 아름다운 얼굴이래서 어쩌다 들여다 보면 꿈이었어요 눈 씻고 다시 보면 캄캄히 내려진 집 어쩌면 훤하니 새로 지을 꿈이랬어요 내 속으로 흐르는 피가 있다면 창피한 낮 두꺼비 부끄럼이라는 이름만 갖고 있을 거예요 헌집이면 어때요 부스럼 가득한 마음 초승달 흐린 밤길에조차 부끄럼 빛을 내면 굳은살 한가득 다시 박힐 거예요 
 

1999.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