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가슴이 뛰어요.
저는 꼭 알 것만 같아요.
당신의 마음씨가 이야기하는 것을.
저만 알지 못한 사연일까요.
진짜 그런 마음의 병을 갖고 있으면
그가 웃지 않고 그녀가 울진 않지요.
씨디씨랑 춤을 추고 엘피씨랑 추억을 이야기 해요.
피씨하고 웃으며 생각을 나눠요.
무엇이 마음을 편케 할까 에이비씨 비타민씨
친구 사귈 꿈만 꾸는 것이어요.
지병처럼 복사뼈가 저려옵니다.
살구씨와 사랑을 나누며 함께 뺨을 부비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등 위에서 위태롭게 떨고 있어요
세상에나 퉤퉤 뱉아버린 수박씨,
제 혼자 중얼대는 호박씨가
다시 없는 친구로 보이는 그런 순간 말이에요.
태호 복희씨 이래 변치 않는 욕망
어찌 하지 못하고 성에 안 차
친애하는 팬터씨나 엑스터씨만 홀로 가꾸는,
그것은 너무 쉬운 일이어요.
아주 가끔 보고 싶은 당신, 영영 잠씨처럼 만나본 당신
그러니 놀린다며 절더러 우이씨라고 부르진 말아요.
저는 잘 알고 있어요.
늦은 밤 몸을 씻고 방에 홀로 퍼질러 앉아
복사뼈를 어루만지며 당신을 그려봅니다.
꼭 그만큼 만지고 싶고 꼭 그만큼 그리운
당신의 마음씨가 나처럼 보이는 것을.

언제나 당신의 마음을 쏘는...
가슴 아린 꿈결 속의 환씨로부터.
 

2000.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