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나의 영상이 풍성해지는 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나의 자연과 거울이 흐려진다는 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하늘이 비어 있다는 것이,
나는 외롭지가 않은데.
//엘뤼아르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 책을 찾아 헤매었다. 게걸스레 삼키고 싶던 멜랑콜리의 묘약*은 어디에 있나. 눈먼 시계공*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혼돈으로부터의 질서*를 이해하지 못했다. 엔트로피의 법칙*을 따라 어지러운 책꽂이 우연과 필연*이 무엇이었던지 부분과 전체*를 들여다 보고 싶었다. 한송이 들꽃에서 天國을 본다는데 책장 다 떨어진 코스모스*와 생명의 신비*, 여신들의 인도*는 그 곁의 탄트라*처럼 어지럽다.
오리진*에서 알았던 그녀 ㅡ 루시를 찾아 헤맬 때 나의 꿈꾸는 여자*는 민들레 꽃물을 들이고 그대 산목련 향기를 듣는가* 내게 묻는다. 까막눈이 맛보지 못할 댄드라이언 와인*이며 까만눈이 찾지 못할 러브.크라프트*, 유통기한이 일년도 넘어버린 젠느 초콜렛 아래엔 부처님께 재를 털면* ㅡ 이것이 개벽이다* 나는 별로 아는 바가 없어 코팅한 백팔참회문엔 땀냄새도 나질 않았다.
신비의 섬 아틀란티스*는 잃어버린 "無"대륙일 뿐인데 낙원의 샘*은 불면증을 재촉한다. 주머니 속의 시* 뒤적이다 그리운 얼굴 찾아 별밭을 우러르며* 타임 패트롤*을 안타까워 한다.
이곳에 살기 위하여* 쿼크에서 코스모스까지* 동물농장*에서 카탈로니아 찬가*까지 가슴 여전히 울렁이는데 현암사 그때 당시*는 언제였던지 가을이 오는 길목, 먼 바다* Ao Longe o Mar를 뒤적여 본다.
 
 

2001. 11. 8. JJ.Lee(c).
*엘뤼아르
*표는 이작자의 책장에 꽂혀 있는 책 제목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