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트리스테자 Tristeza (포)  :
   【農】식물병리
   【醫】흉부 및 신경정신의학, 가정의학

트리스테자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이 병에 감염된 수목은 생육이 불량해지고 품질 저하로 인해 과실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8, 9월 비가 많이 올 때 발병 빈도가 높으며 진딧물의 흡착으로 전염되기도 하는데 때로는 그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6, 7년이 소요되기도 한다. 20세기 초중엽 아르헨티나에선 트리스테자(Citrus Tristeza)로 감귤농장이 엄청한 피해를 입은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슬픔(Tristeza)에 빠졌다고 한다.
하지만 통상적인 학설과는 달리 트리스테자는 명백한 '동물성 질환'이기도 하다. 식물의 경우에는 '접수'의 결과로 발병했을 때 그 상태가 가장 심각하며 사람의 경우에는 전혀 접수가 안되었거나 접수에의 불안, 심정적 접수와 그에 관한 실패의 후유증 등으로  해서 발병하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주기적으로, 때로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병을 앓기도 하며 현재까지는 명백한 치료법이 알려져 있지 않아 식이요법에서부터 심리요법, 민간요법, 경험요법, 쇼핑 및 치장요법에 뮤직 쎄라피, 종교생활까지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가까운 가족이나 친지, 혹은 접촉이 잦은 사람들을 통한 전염의 우려가 있으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전파자는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상태를 면하는 경향도 있다. 더욱 특이하고 놀라운 것은 이것을 어느 정도 낭만적인 질병으로 알고 스스로 즐기는 사람도 꽤 있다는 점이다.
이 병에 걸린 식물은 줄기가 오그라 들고 뻣뻣해지는데 심할 경우 굵게 패인 골을 드러내기도 하며 정상적인 경우에 비해 왜소한 수세를 형성한다. 인체의 경우 식물과는 달리 실제적인 외관상의 변화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나 지나친 조증과 울증의 상태를 동반하기도 한다. T, F, T, F, T... Tristeza가 T(참)가 되고 Felicidade가 F(거짓)가 되는 엉뚱하고 위태로운 이진법 같은 것이다.
나무의 경우 어린 묘목의 잎을 황화시키거나, 줄기의 체관부를 괴사시키는데 상처 부위를 벗겨 확인해 보면 세로 방향으로 쪼개지는 흠(목부천공)이 나타나며 인체의 경우에는 가슴에 미세한 상처(흉부천공)를 만들어 낸다. 
거의 모든 과원에 발생하는 트리스테자는 주로 잎, 가지, 과실에서 발병하며, 인체에 있어서는 전반적인 신체기능을 저하시키고 두통과 심장질환, 고혈압을 유발하기도 한다.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사람을 게으르고 수동적이며 부정적인 상태로 만들고 알콜, 니코틴, 기타 약물에 대한 의존도를 높임과 동시에 삶의 의욕을 조금씩 떨어트린다.
트리스테자에 걸린 식물의 경우 말라 죽기도 하지만 인간에게 있어서는 대개 '죽음에 이르는 병'은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문제다. 그다지 치명적이지 않아서 치명적인 이 질병에 관한 묘약이 무엇인지 아직 명백히 밝혀진 바 없으나 '멜랑콜리의 묘약(Citrus Felicidade)'이 분명 존재함은 알고 믿는다. 소금땀 비지땀이라면 모를까 정신과적 처방이 그 답이 될 가능성은 희박할 듯 싶다. 
하지만 식물에 관한 대비책은 어느 정도 정립이 되어 1. 무병 묘목의 사용, 2. 바이러스 저항성 대목을 사용, 3.  잡초 제거, 4. 진딧물 방제 등을 통해서 예방이 가능하다.
어느 가수는 "Tristeza nao tem fim, Felicidade, sim"이라 노래하며 긴 슬픔과 짧은 행복을 탄식하였다. 하지만 바로 그 노래가 그러했듯이 항상 트리스테자로 끝을 맺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T이고 무엇이 F일까. 행복과 슬픔 사이에, 참과 거짓 사이에 또다른 수많은 철자가 있다. 이 기묘한 알파벳의 스펙트럼은 관찰자의 상태와 의지에 따라 다양한 빛깔의 대역을 형성한다 ㅡ Tristeza, Goodbye Sadness, 오늘도 훔쳐본 슬픔이여 안녕. 

(Mister.Y Dictionary)
 
 

2002. 7. 9. JJ.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