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바 리듬을 좀더 세련되고 도회적인 형태로 바꾸고 (and/or) 재즈 스타일을 가미하여 보싸노바 음악이 이루어졌다고 한다면 쌈바와 보싸노바는 형제의 음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형제의 옷차림이며 행색은 많은 차이가 있지만 그 얼굴과 심성의 비슷함은 금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편의상 가장 브라질적인 쌈바를 극좌라 하고 가장 도회적인 보싸노바를 극우라고 한다면 극우에는 조앙 질베르뚜나 스탠 게츠 같은 사람이 서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조빔이나 루이즈 봉파, 나라 리오(정치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듯 싶습니다)는 중도 우파쯤 될 듯 싶고 까를로스 리라, 에두 로부, 바덴 포웰, 씨꾸 부알끼,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 등은 중도파가 되겠고 도리발 까이미, 엘리스 헤지나는 중도 좌파쯤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입니다.
그럼 그보다 더 왼편은 톰 제(브라질의 프랭크 자파 같은 느낌이 조금 있습니다) 류의 독특한 스타일이나 아도니란 바르보자, 씨루 몽떼이루, 넬손 까바낑요 등등의 전설적인 쌈비스타들이 차지하겠지요. 가끔은 그 좌파(?) 내지 자파(^^)들의 음악이 아주 멋있습니다. 적어도 일부 친파인사(브라질 음악에 관해 호감을 가진 미국 음악가) 혹은 지파 인사들의 '어정쩡한 바 스타일 음악'보다는 좋은 것 같습니다. 이들 노래의 상당수는 영어 가사를 갖고 있기도 하지요. 물론 그런 이유로 그들을 미워하는 일은 전혀 없습니다.^^ 정치적 견해에 있어 젊은 날의 비니시우스는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으나 개과천선했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한때 이 작자는 나치즘의 지지자였습니다.)
보싸노바와 쌈바에 관한 이작자의 음악적 취향(정치적 취향이 아닙니다!)은 중도 좌파에 가깝겠습니다만 정말 정치적인 의견으로 말하자면 오늘날의 한국의 이념적 혼돈과 분란은 그러한 음악적 혹은 정치적 이상과는 그다지 큰 연관성이 없는 권력에 관한 입장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작자의 개인적인 견해는 대체로 <동물농장>의 당나귀 벤자민이나 야후와 후이넘의 세계를 여행하는 걸리버의 심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정치적 취향입니다!) 어쩌면 스페인 내란의 시기에 스페인에서 체포되어 감방에 갇혀 있었던 아써 케슬러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면에선 <카탈로니아 찬가>의 조지 오웰과는 멀어도 한참 먼 별정의 인간입니다. 적어도 스탠리 엘린의 단편 "벽 너머의 목격자"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헛된 간여로 타인의 불행을 가속시키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러한 입장은 신념치고는 너무나 미약하고 소극적인 무엇이겠지요. 특히나 무명의 신세에선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참고로 현재 브라질의 대통령은 룰라 다 씰바로 좌파라고 알려져 있지요. 그래서인지 (이건 정말 농담이니 오해 없으시길...) 쌈비스타 가운데 한 사람인 질베르뚜 질이 문화부 장관에 임명되었다는 것을 
얼핏 신문에서 본 것 같습니다. 예전에 멜리나 메르꾸리가 그리스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것과 비슷한 일일지요. 한국에선 정모씨나 장모씨 같은 사람이 그런 자리를 대신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2003. 2. 14. JJ.Lee ⓒ
*브라질의 좌파 정부는 현재 순탄한 항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신문 보도에 의하면 포퓰리즘을 배제한 경제정책들이 실효를 거두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하더군요. 하지만 씨꾸 부알끼가 룰라 다 씰바의 곁에 서서 웃고 있는 모습은 당연히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그가 대통령이기 때문이지요.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알 길이 없었으나 한국의 질베르뚜 질 또한 대단한 신념의 소유자인 듯 싶은데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도 많겠으나) 불행히도 파쇼와 분간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의 정치적 견해란 자신의 유치한 상상력의 또다른 변형일지요.
(2003. 4월에 덧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