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셋 방식의 컬러 인쇄는 기본적으로 모든 색상의 이미지를 삼원색으로 분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세상의 온갖 현묘하고 아름다운 색들은 어이없게도 빨강(M), 노랑(Y), 파랑(C) 이 세가지 색의 혼합과 조화에 의한 것일 뿐이다. 알다시피 이들 삼원색의 교차부-접점은 검정색을 이룬다. 
반대로 빛을 이루는 세가지 색상은 빨강, 노랑, 초록이다. 우리가 흔히들 이야기하는 RGB 색상이 그것이며, 컬러 모니터의 색상체계도 당연히 이에 기반하고 있다. 빛의 혼합, 빛의 중심은 흰색이다. 여기서 흰색을 만들어내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므로 RGB 이외에 W나 E라는 색상이 덧붙여질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빛이 아닌 우리가 사용하는 색상에 있어 진정한 검정색은 삼원색의 혼합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미세한 기계적 오차를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Yellow, Magenta, Cyan 이외에 K가 포함되는 것이다.
오프셋 인쇄로 컬러 사진을 인쇄한다면 첫번째 공정은 드럼 스캐너를 통해 사진을 이미지 파일로 저장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미지의 원색분해 ㅡ Y.M.C.라는 삼원색과 검정색(K)으로 분리해내는 것이다. 흔히들 4도분판, 분판출력이라고 하는 과정이다. 결국 조판의 최종적 결과는 같은 대상을 다른 색상으로 보여주는 네 장의 필름으로 출력되며, 그 필름으로 다시 인쇄용 연판에 상을 새긴다. 
만약 여기서 각 필름의 색상을 혼동한다면 우리는 원치않는 비현실적인 색상으로 이루어진 이미지를 얻게 되며, 그것은 경우에 따라서 초현실적이거나 팝 아트적인 이미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들은 Y.M.C.K.로 환원될 수 있다. 다만 K는 실제 인쇄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일 뿐이다. 나는 검정색을 무엇 때문에 K로 부르는지 모른다. 하지만 Black의 끝이 K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의 무지개와 교차시킨 다차원 방정식이라 생각한다면, 거기 대입할 수 있는 절망은 불행히도 언제나 너무 많은 것 같다. 
빛의 접점 - 그 중심에 있는 White도 그러할까?
 

1999. 8. 27. JJ.Le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