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시드라는 마을에서 유래한 그 이름에는 오랜 여인의 향기 같은 것이 배어 있습니다. 어쩌면 향기라기보다는 향수에 더 가까운 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열기와 모랫더미 속에서 그의 염원은 얼마나 긴 세월 동안 단련되었을까요. 
숱한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담아 꿈을 풀었습니다만 모두가 자신의 바램이었을 뿐이었지요. 하지만 위대한 파라오가 시리아를 공격하여 6,000명의 포로를 잡았다는 해석이 진실이라 한들, 혹은 그것이 엉터리라고 한들 그게 무에 그리 중요하였겠습니까. 그 오랜 마음에 그 무슨 변함이 잇을 수 있을까요.
경외감이라기보다는 보호와 안전의 상징이 아니었을지요... 샹폴리옹에게 영감을 주었던 까르뚜쉬 속의 이름들*처럼 그것은 늘 내가 기대고 있는 마음의 벽 ― 세상 누구에게도 알려지는 법이 없는 이름 하나 타원의 테두리 속에 있습니다. 그 굳은 마음의 재질을 사람들은 현무암이라 불렀습니다. 
내 마음 속의 까르뚜쉬도 그러할까요. 오늘도 수많은 마음들이 그 속에 담기어 수천년을 이어가리라 염원하지만 그것이 니켈 디스크와 수천의 언어로 이루어진 타임캡슐의 테크날러지는 아닐 것입니다.
 
 

2003. 12. JJ.Lee ⓒ
*프톨레마이오스 5세와 클레오파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