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영원으로 : 잠만 자는 방 <이작자 여인숙>

지상에서 영원으로
어떤 동물의 목숨에 관한 이야기

이런 동물에 관해 들은 적 있는지 모르겠다. "영원(newt)"이라는 이름을 지닌 양서류에 관한 이야기다. 영원은 도롱뇽 영원과에 속하는 양서류의 총칭으로 주로 북반부의 온대 지역에 서식한다.
이 동물에는 빗, 영원, 띠무늬, 얼룩무늬, 붉은배, 칼고리, 혹등 등의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학명은 Salamandridae이다.
하지만 영원에 대한 이야기에는
한국에는 서식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것에는 약간의 혼동이 있었던 것 같다.(내가 아는 한 이 동물이 존재하지 않는 지역은 없다.)

하지만(Aevum Aeternum Salamandridae라는 긴 학명에 긴 꼬리를 지닌 양서류(양서강 유미목에 속한다)에 관한 이야기이다. 108속에 81,340종이라는 엄청난 종류의 다양성에다 환경과 지역, 그리고 시대에 따라 매우 다른 형태와 수명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경외심을 갖게 하였고 그들의 가슴에 못을 박기도 하였다.

이 독특한 생명체의 수많은 특징들 가운데서도 그이 수명에 관해서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어떤 이에게 있어 그 동물은 너무도 짧은 기간 동안 덧없는 목숨을 부지하다 흩어져버리는 먼지같은 존재이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서는 자신의 삶과 비슷한 수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오래도록 그 생명체를 조사했던 냉소적인 어떤 학자는 그것이 살아 숨쉬는 기간이란 고작 찰나일 뿐이라고 주장하였고 다른 심각한 연구자는 전인류의 역사가 그의 수명 속에 있다고 하였다.
그들보다 훨씬 오래, 그리고 깊은 사고를 해왔다고 주장하는 어떤 명상가는 그의 수명이 수많은 찰나로 이루어진 영겁의 세월이라며 낮고도 신념어린 어조로 설파하였다.(그의 주장을 따르자면 그 생명이란, 이 땅과 하늘과 바다에 살았고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의 수명을 합한 것과 비슷하다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동물이 네 발로 땅을 딛고 서 있을 때 굳건함은 화석과 같았고 그들이 은밀하게 사랑을 나눌 때, 단란한 둥지에 알을 낳을 때 그들의 수명은 무한으로까지 늘어나곤 한다. 일반적으로 자웅동체의 안정된 상태에서 그들의 생명은 절정의 영속을 보증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떤 작가는 그것을 가리켜 인간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신성한 이름이라 냉정하게 선을 그어버렸다.*
하지만 현자는 수많은 속인들의 헛된 호기심처럼 그것의 수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살아 있거나 혹은 있었던 길거나 너무 짧은 순간들에 관한 엄정한 진실성만이 그 동물의 존재를 영속케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어느 정도까지는, 아니면 전적으로 그들의 통찰에 나 자신의 생각을 맡기고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결코 無始無終의 꼬리를 지닌 상상의 생명이 아니다.
From Here to Eternity, 그 신비스런 동물의 두상은 그들이 믿는 신의 얼굴과 닮았고 그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은 그가 자신들의 얼굴과 조금은 비슷하다 여기는 경향이 있다. 나는 두 발로 서 있는 위태로운 내 모습이 가끔은 그 동물을 닮지 않았을까 생각하곤 하였다. 그리고 천년이 넘은 오랜 방의 풍경 하나를 새삼스레 떠올렸다.

동경 밝은 달에 밤 깊도록 노닐다가 들어와 자리 보니...